"政, 더 강하게 나설 것…오히려 폭주할지도"
"변화 계기 될 수도…앞으로 1~2주가 분수령"
의사 출신 국회의원 당선자들 향한 기대도

사직 전공의들은 이번 총선 결과 이후에도 의대 증원과 관련한 의정 관계 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청년의사).
사직 전공의들은 이번 총선 결과 이후에도 의대 증원과 관련한 의정 관계 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청년의사).

사직 전공의들은 제22대 국회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를 당했지만 선거 결과가 의과대학 증원 문제 등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선 이후 정부가 더 가열차게 의대 증원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먼저 이들은 이번 총선에 의대 증원 문제가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를 역임했던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는 지난 11일 입장을 내고 “이번 총선 결과는 여당 지지층이었던 의사와 전공의, 의대생, 가족들이 돌아섰으며 그 외 환자들도 보수를 외면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경북 지역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다 사직한 전공의 A씨도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의대 증원이 이번 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총선 이후 정부의 입장이 변화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선 반응이 엇갈렸다. 정부가 오히려 더 의대 증원을 강하게 밀고 나갈 것이란 반응과 함께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희망적 의견도 있었다.

인턴으로 근무하다가 사직한 B씨는 “총선이 끝나도 당장 상황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여러 사람들에게 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성향 등을 봤을 때 오히려 더 심하게 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나도 이에 동의한다”며 “의견을 굽히려고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잃을 게 없는 만큼 더 폭주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류옥 씨도 “이제껏 정부가 보여준 불통, 거짓말, 사분오열된 모습으로 미루어 봤을 때 이제 더 눈치 보지 않고 의대 정원 정책을 더 강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권 병원에서 근무했던 전공의 C씨는 “이번 선거 결과가 입장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다”며 “앞으로 1~2주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안에 협의가 성사된다면 전공의들이 복귀할 것이고 별 변화가 없다면 수개월 이상 사태가 길어질 것 같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석을 차지한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있었다. 민주당도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입장인데다 의대 증원에 찬성해오던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가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12번으로 국회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B씨는 “(여당의 총선 패배를)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민주당도 의사에 워낙 적대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에서 의대 증원 이슈가 어느 정도 봉합되더라도 다시 민주당에서 의대 증원을 추진하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든다”며 “김윤 교수가 국회에 입성한 것도 불안 요소”라고 했다.

A씨도 “김윤 교수는 임상 경험이 없었기도 하고 특이한 정책들을 많이 내세우기도 했던 만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탄생한 의사 출신 국회의원들이 8명이 의대 증원 관련 정부·국회와 의료계 간 가교 역할을 하길 바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B씨는 “임상을 하지 않았던 의사들과 여당 쪽 인사에 가까운 이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개혁신당 개혁신당 비례 1번으로 당선된 이주영 전 순천향대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한 줄기 빛’”이라며 “초선이라 정치적인 입지가 부족하지만 본인의 커리어에서도 많은 것을 이뤘고 젊은 의사들과 소통도 활발히 하는 만큼 이 의원이 뭔가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C씨는 “ 의사 출신 국회의원 중 의료계의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은 것 같다”면서도 “이주영 교수가 당선된 것에 기대가 크다. 그리고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조율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걸 보면 의사 출신 국회의원들에게 기대할 점이 생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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